💊 병원에서 받은 약봉투, 무심코 넘긴 그대에게
"고지혈증이 있으니 약 드세요." 건강검진 후 의사의 말 한마디에 처방받은 약. 매일 아침 물과 함께 삼키지만, 정작 그 약의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2024년 기준, 한국에서 가장 많이 처방된 고지혈증 약은 한미약품의 '로수젯'으로 연간 처방액 2,10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다음으로 화이자의 '리피토'(1,887억원), 한국오가논의 '아토젯'(1,187억원)이 뒤를 이었습니다.
하지만 충격적인 사실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먹는 고지혈증 약의 부작용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극소수라는 것입니다. 특히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간 손상 위험이 5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음에도 말이죠.
지금 당장 약국에서 받아온 약 봉투를 꺼내보세요. 지금 먹고 있는 약의 이름을 확인하고, 이 글을 끝까지 읽어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될 것입니다.
* 글 내용이 꽤 깁니다. 가십성 글이 아니라 내가 먹는 약의 올바른 복용과 관리를 위한 내용이니 시간을 두고 천천히 꼼꼼하게 읽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 고지혈증 약, 종류부터 알아야 합니다

1. 스타틴 계열 - 가장 흔한 약, 하지만 부작용도 가장 많다
- 대표 성분과 제품명
- 아토르바스타틴: 리피토, 아토젯, 리피로우, 아토르바
- 로수바스타틴: 크레스토, 로수젯, 로수바미브, 로바젯
- 피타바스타틴: 리바로, 리바로젯
- 심바스타틴: 바이토린, 조코
스타틴은 1조원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고지혈증 치료제의 핵심입니다. 화이자의 리피토는 오랜 기간 원외처방액 1위를 차지하다가 2024년 한미약품의 로수젯에 왕좌를 내줬습니다.
작용 원리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만드는 핵심 효소인 'HMG-CoA 환원효소'를 억제합니다. 콜레스테롤 생산 공장의 문을 잠그는 셈이죠. 이를 통해 LDL 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을 30~50% 감소시킵니다.
당신이 반드시 알아야 할 부작용
- 근육통 - 29%가 겪는 흔한 부작용
: 미국 심장학회에 따르면 스타틴 복용자의 약 3분의 1(약 29%)이 근육병증을 겪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온몸이 쑤신다", "계단 오르기가 힘들다", "운동도 안 했는데 근육통이 생긴다" - 이런 증상이 있다면 당신이 먹는 스타틴 때문일 수 있습니다.
스타틴은 HMG-CoA 환원효소를 억제하여 콜레스테롤 생합성을 방해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으며, 근육통은 스타틴의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 근육 약화, 통증, 쑤심, 뻣뻣함, 또는 경련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심바스타틴은 근육통을 유발할 가능성이 가장 높고, 플루바스타틴과 로수바스타틴은 그 가능성이 가장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 간 손상 - 한국인은 특히 위험하다
: 서울대 발표에 의하면 스타틴을 새로 먹은 환자에서 간 손상 발생률은 연간 100인당 17명으로 나타났고, 심각한 간 손상 발생률도 100인당 3.5명으로 나타남에 따라 한국인은 서양인의 간 손상 비율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유 없이 극도로 피곤하다", "식욕이 없다", "소변 색이 짙어졌다" - 이런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합니다. - 당뇨병 위험 증가 - 50~70% 증가
: 미국에서 약 16만 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최소 3년간 스타틴 복용자와 비복용자 간의 당뇨 발병률을 조사한 결과, 스타틴 복용 군에서 당뇨 발병률이 인종에 따라 50~70% 더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2. 스타틴 + 에제티미브 복합제 - 대세가 된 이유
대표 제품

- 로수젯 (로수바스타틴 + 에제티미브)
- 아토젯 (아토르바스타틴 + 에제티미브)
- 리바로젯 (피타바스타틴 + 에제티미브)
- 바이토린 (심바스타틴 + 에제티미브)
2024년 1분기 기준 리바로젯 2/10mg의 경우 처방액이 전년대비 43.2% 증가하며 19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왜 이렇게 인기가 급증했을까요?
복합제가 대세가 된 이유
고용량 스타틴은 간 독성과 근육 독성, 당뇨병 발병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당뇨병은 스타틴 용량에 비례해 그 위험성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나온 게 복합제입니다. 스타틴에 에제티미브라는 성분을 추가한 제품이 대표적입니다. 에제티미브는 고지혈증 치료제지만, 혈당을 떨어뜨리는 데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타틴을 고강도로 처방하기보다 중간 강도의 스타틴에 에제티미브를 더하면, 효과는 유지하면서 부작용은 줄일 수 있습니다. 2023년 기준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 시장 규모는 4,700억원에 달합니다.
3. 피브레이트 계열 - 중성지방이 높을 때
대표 성분
- 페노피브레이트
- 겜피브로질
중성지방(TG)이 특히 높은 경우에 사용합니다. 스타틴보다 중성지방 감소 효과가 뛰어납니다.
주의사항: 식약처에 따르면 페노피브레이트는 식후 즉시 복용해야 하고, 겜피브로질은 식전 30분에 복용해야 합니다. 약물의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복용 시간이 다릅니다. 특히 다른 고지혈증 치료제(예: 스타틴류)와 함께 병용 시 근병증*의 위험성이 증가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근병증: 근육의 기능 장애나 손상을 일으키는 질환).
☝️ 약별 복용 시간, 이것만은 꼭 지키세요
스타틴 계열 복용법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이 주로 야간에 활발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스타틴은 저녁 복용이 효과적입니다.
- 저녁 복용 권장: 심바스타틴, 피타바스타틴
- 아무 때나 가능: 아토르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 프라바스타틴
작용 시간이 긴 아토르바스타틴이나 로수바스타틴은 하루 중 아무 때나 복용해도 효과를 유지합니다.
피브레이트 계열 복용법
- 페노피브레이트: 식후 즉시
- 겜피브로질: 식전 30분
☝️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으로
근육 관련 증상 (응급)
- 원인 모를 심한 근육통 (특히 양쪽 어깨, 허벅지, 종아리)
- 근육 약화로 일상생활이 힘들 때
- 갈색이나 붉은색 소변 (횡문근융해증 의심)
- 근육이 흐물흐물해지는 느낌
왜 위험한가? 횡문근 융해증이 생기면 근육이 분해되고 크레아틴키나아제 수치가 정상의 10배까지 올라갑니다. 급성 신부전으로 이어져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간 손상 의심 증상
- 이유 없는 극심한 피로감
- 식욕 저하 및 구역질
- 짙은 갈색 소변 (콜라색)
- 피부나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
- 오른쪽 상복부 통증
당뇨 악화 증상
- 갈증이 심해짐
- 소변량 증가
- 시야가 흐려짐
- 원인 모를 체중 감소
☝️ 고지혈증 약, 꼭 먹어야 하나요?

반드시 먹어야 하는 사람
- 심근경색, 뇌졸중을 겪은 적이 있는 고위험군
- LDL 콜레스테롤이 190mg/dL 이상
- 당뇨병 환자 (LDL 100mg/dL 미만 목표)
- 동맥경화증 발생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심뇌혈관질환이 없는 당뇨병 환자를 고위험군으로 지정해 LDL-콜레스테롤을 100mg/dL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는 사람
- 평소 건강한데 단지 콜레스테롤 수치만 높은 경우
-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개선 가능한 초기 단계
- 약물 부작용 위험이 높은 고령자
고지혈증 약을 줄이거나 중단한 경우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71%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므로,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되고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 약물 상호작용 - 함께 먹으면 안 되는 약

자몽주스 - 절대 금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자몽은 약의 혈중 수치를 과도하게 높입니다. 자몽주스는 스타틴이 몸속에서 대사되는 것을 억제하기 때문에 약물의 혈중농도가 증가하고 근병증 등의 이상반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약 복용 전 1시간, 복용 후 2시간 이내엔 자몽이 든 음식을 피해야 합니다.
주의해야 할 약물 조합
- 항진균제 (이트라코나졸, 케토코나졸)
- 다른 고지혈증 치료제 (피브레이트, 니아신)
- 일부 항생제 (클래리트로마이신, 에리스로마이신)
- 면역억제제 (사이클로스포린)
결론: 당신의 선택이 10년 후를 결정한다
고지혈증으로 최초 진단받고 6개월 이상 지난 후부터 스타틴을 복용한 경우 진단받고 6개월 이내에 복용한 경우보다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4% 더 높았습니다.
약의 이름도 모르고 먹는 것과, 제대로 알고 관리하는 것은 천지차이입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 약 봉투를 꺼내 약 이름 확인하기
- 복용 시간이 맞는지 체크하기
- 부작용 증상은 없는지 점검하기
- 정기 검사 일정 잡기
- 운동과 식이요법 병행하기
당신의 10년 후는 오늘의 선택이 결정합니다. 약을 똑똑하게 먹고, 건강하게 관리하세요.
※ 본 글의 정보는 의학적 조언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약물 복용과 관련된 모든 결정은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담 후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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